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해에 나온 영화, 라라랜드
라라랜드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과 함께 개봉한 영화입니다. 결혼 후 첫 아이를 낳은 그 해 2016년! 나의 첫째 아들과 태어난 해가 같은 이 영화는 첫장면부터 왠지 산고의 고통이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짐작이 되었다는 뜻! 그만큼 수작이라는 뜻! 영화의 시작은 지독한 현실인 LA의 꽉 막힌 도로 위, 이토록 현실적인 장소와 상황을 이토록 음악과 춤의 전율로 연출하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2016년에 봤을때도 온몸에 소름이 쫙쫙 돋을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라라랜드의 OST멜로디가 흘러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 초, 아이맥스로 재개봉했다는 소식에 바로 달려가서 봤을땐 또 다른 느낌의 감동이었습니다.
두 배우가 다 했다!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자신만의 재즈바를 여는 꿈을 가진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역)과 할리우드 배우를 꿈꾸는 미아(엠마 스톤 역)는 할리우드의 해와 달 아래에서 꿈과 열정 그리고 실망과 좌절을 저글링하며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미아 역활을 거절한 여배우들이 몇몇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인생작을 만나는 것은 타이밍과 운명인듯합니다. 엠마 스톤의 주근깨와 가볍지만 사려깊은듯한 미소, 자체 조명을 켠듯한 환한 아우라가 미아 캐릭터에 온전히 반영되었는데, 실제로는 춤과 노래를 전문 선생님과 정말 열심을 다해 연습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갖고 있는 장점들과 노력을 통해 연마해야하는 영역을 적절하게 다룬 결과물이 바로 라라랜드였을 것입니다. 라이언 고슬링도 피아노를 대역없이 치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했을테죠. 전작들과는 다소 다른 캐릭터로 필모그래피에 활력을 더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두 배우의 의상! 라이언 고슬링의 수트핏 최고!
수상 퍼레이드, 어워드를 휩쓴 음악과 콘텐츠의 힘
매년 빼놓지 않고 보는 아카데미 시상식이지만 라라랜드가 휩쓸었던 2017년 2월의 제89회 아카데미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14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고 7개 부문을 수상했으니까요.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곡상, 사운드믹싱상, 'City of Stars'로 받은 최우수 가사상, 미술상, 촬영상.... 정말 어메이징한 수상입니다. 아래에 라라랜드가 받은 수상내역을 쭉 써보겠습니다. 글로 쭉 적어보니 더 감동입니다.
- 제74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뮤지컬/코미디, 최우수 감독, 최우수 여우주연, 최우수 남우주연, 최우수 각본)
- 제70회 영국아카데미 영화상 (최우수 감독, 최우수 여우주연, 최우수 음악, 최우수 사진)
- 제22회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 (최우수 감독, 최우수 여우주연, 최우수 음악)
-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 제7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 제52회 시카고 국제영화제 개막작
춤과 노래라는 마차를 타고 꿈의 길을 가다, 그러나 그 길은 비포장도로
꿈을 이루는 과정을 멋진 음악과 환상적인 카메라 기법, 라라랜드 특유의 색감으로 빚어내는 감성적 연출로 꽉 채워 담아 밀도 높은 한장면 한장면으로 펼쳐보입니다. 로맨스 스토리를 채우는 수백가지의 방법 중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매력적인 춤과 노래로 표현한 이 영화가 대단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시선을 사로잡는 강력한 시각적 연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꿈을 꾸고 노력만 한다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달콤한 해피엔딩보다도 더 마음에 남는 가치들이 담긴 영화입니다. 꿈에 뒤따르는 희생과 큰 성공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무수히 작은 실패들, 또 다른 작은 성공들, 또 실패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배려와 이해가 갖는 힘 등등 이러한 무형의 가치들이 화려한 시각적 연출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데미언 셔젤 감독, 라라랜드 이후의 행보
라라랜드로 대박을 친 이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퍼스트맨"을 내놓았습니다. 또 한번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은 장르영화로 닐 암스트롱, 아폴로 11호, 달 착륙 이 3가지 키워드로 대변되는 역사적인 스토리를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한 영화입니다. 라라랜드와는 전혀 다른 포맷이지만 시각적 표현에 대한 그의 남다른 재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음엔 '퍼스트맨' 리뷰도 남겨봐야겠다는 다소 황당한 결론으로 끝맺는 라라랜드의 영화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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